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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작은 생각 2022. 7. 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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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여름, 나는 그리스에 있었다.

    그리스의 요안니나라는 곳과 데살로니키라는 곳에 각각 한 달 간 머물렀다. 그리스어 언어 연수를 위해서 그리스에 갔던 것이다.

    떠오르는 당장의 기억은 두 가지다. 술을 싫어했기에 술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잠깐 여행을 간다거나 깊게 친구를 사귀지 못했던 기억이다. 또 한가지는 그리스어로 작문을 한 내용으로 수업시간에 칭찬을 받았던 기억. 그리고 수업을 같이 들었던 터키, 러시아, 일본, 스페인 등의 친구들이 나의 글에 호응하고 감동했던 기억.

    나는 형편 없는 글솜씨에다 한국어가 아니라 그리스어로 글을 써야했던 작문 과제였기에 사전을 뒤져가면서 또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그나마 괜찮은 단어를 찾으려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기억은 지금까지 살아서 숨쉬고 있다. 기초적인 단어와 쉬운 문법 구문으로 작성된 글, 나의 작은 글로도 누군가가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세상에는 정말로 좋은 글이 너무나도 많은데 내가 굳이 사람들이 읽어야 하는 또 다른 하나의 글을 작성해서 그들의 머리를 아프게 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것이다. 물론 이 전제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을 때 해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고민일 테지만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나를 합리화하는 문장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글쓰기에 타고 나지 않았지만 왜 써야할까, 아니 왜 써보고 싶을까 생각이 날 때 방금 말한 기억이 마음을 스쳐지나간다.

    나라는 존재가 글이라는 바람을 타고 누군가에게 가닿는 것. 그것은 멋진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실용적인 글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글, 위로를 전하거나 나의 실패를 기록하는 글. 혹은 내가 이겨낸 역경이나 내가 성공한 기록들.. 그 모든 것들이 글이 아니면 적힐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논리적이고 싶지만 논리적인 사람은 아니기에 아직 이 글씨들이 이뤄내는 하모니는 하모니가 아니라 칭할 수는 없겠지만, 나라는 존재가 가진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사진이나 동영상보다는 글이 가장 적합한 매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이 글을 보지 않아도 좋다. 글은 그냥 나를 위해서 적는 것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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