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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부업

평범한 사람의 대리운전 에세이 | 2021년 6월 30일

by 라띠앵커 2021.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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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30일 9시 10분부터 12시 40분까지 대리운전 일을 했다.

 

오늘은 세 번의 대리운전을 하게 됐다.

 

첫번째는 동천동 → 고림동 손님이었다.

인상이 좋으신 손님을 만났다. 그가 나에게 제일 먼저 물은 질문은 나이였다. (대개 대리운전 일은 하면 이런 말씀을 많이들 하신다.) 그는 신축 건물에 설비 작업을 하는 경력이 30년 이상을 가진 베테랑 기술자이다.

손님의 목적지에 거의 다다른 시점에 해주신 한 가지 인생 얘기가 기억이 난다.

자신의 서른 살 그리고 현재 마흔 다섯 살까지의 시간이 공백과도 같이 느껴진다고 하셨다.

15년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그분의 생각과 허무함 같은 감정이 나에게 전달되어 느껴졌다.

나도 시간을 아껴서 살아야겠다. 20대가 나에겐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는데.. 앞으로 까딱하다가는 금방 또 40대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아까워하고 아껴서 잘 사용해야지.

만약에 다음에 스튜디오나 나의 집을 만들어야 한다면 이 분께 전화해서 견적을 받아내보고 싶다.

이분은 베테랑이어서 나의 로망인 집짓기를 할 때 참조해도 좋을 분이다.

(전화번호를 받아놨다.)

 

차량은 검은색 팰리세이드였다. 최신형 차량이라 인포시스템 등 차량 내부가 굉장히 잘 돼있는 느낌이 들었다.

가속력과 안정성도 준수했다.

 

두 번째 손님은 근처 고기집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손님은 40대 후반 혹은 50대 초반의 남성과 여성이다.

보아하기로 커플은 아닌 듯 하고 비즈니스 관계 혹은 지인인 듯 싶었다.

고림동까지 광명까지 가면서 손님들끼리 이야기를 하실 때 그에 대해서 몇가지를 알 수 있었다.

그는 기존에는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자신만의 작은 기업을 만든 사장이다. 그는 사장의 역할에 대하여 말하였다.

회사에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일어난다. 그럴 때마다 응원과 지지, 농담 등으로 직원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철강왕이 자신의 직원의 역량을 뽑아내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또 자기 밑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말도 하였다.

그러면서 분명 그가 회사의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차량은 검은색 벤츠였다. 벤츠 중에서도 상위급 라인이었다. 차량은 무게감이 있어서 승차감이 최고였고 마력이 높아 힘을 들이지 않고도 가속하는 힘이 인상 깊었다.

 

세 번째는 사람은 광명 마리오아울렛 헤링턴 건물 지하3층에서 만났다.

(운이 좋았다. 광명에서 상갈동 가는 대리가 있었으니 말이다.)

이야기를 잠시 나누어보니 그는 회사 내에서 회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11시 20분 경이라 늦은 시간이다.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바로 나와야 출근이 가능할텐데... 힘들어보였다.

그와는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 그는 노곤해보였다. 그러면서 집으로 가는 시간이 무료한지 가는 길 내내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였다.

 

차량은 검은색 제네시스였다. 차량은 위 셋 중에선 가장 가벼웠고 가속력은 준수했다.

무거운 느낌이 없어서 좀 더 내 차 같이 편안하게 느껴지긴 했다.

 

상갈역에서 죽전행 열차는 12시에 운행을 마감한다.

내가 세번째 손님을 내려준 시각이 11:59이었고 상갈역 바로 앞이었기 때문에 뛰어서 승강장까지 내려가 보았지만 방금 열차가 떠나고 없었다. (1분만 빨랐어도 실제로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아쉽지만 집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역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었고 거기서 몇몇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버스를 탑승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은 사실은 내가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집에서 9km가량 떨어진 곳인지라 집으로 가야하는데 택시를 타긴 너무 아까웠다. 근처 전기스쿠터를 대여하여 집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스쿠터로 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였다. 30분 넘게 스쿠터라고 집에 도착해서 보니 요금이 6,500원이다. 이럴 거면 그냥 택시를 타는 게 나았겠다.

전동킥보드를 타면 울퉁불퉁거리는 노면에 나의 관절들이 쿵쿵 부딪히면서 아프다. 그리고 내가 전동킥보드 회사를 차린다면 가속 손잡이를 편하게 잡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출발을 위해 꼭 붙잡아야 하는 가속 손잡이가 계속 잡고 있으려니 오른쪽 팔꿈치 아래 인대 같은 곳이 찌릿거렸고 집에 돌아와서 한참동안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다.

앞으로 20분 이상 전동킥보드를 빌려타는 것은 지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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