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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한 사람의 대리운전 에세이 | 2021년 7월 3일
    Business/부업 2021. 7. 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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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세 콜을 뛰었다. 첫 손님은 근처 모텔 골목의 다방에 계신 손님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다. 이런 날에는 나오려 않으리라 마음 먹었는데 왜 마음은 어느새 그 결정과는 반대로 하기로 다시 마음을 먹었는지... 내 마음을 도통 모르겠다. 어쨌든 첫 콜을 받고 나온 순간은 기적처럼 비가 멈춘 때였다. 아.. 비가 좀 잦아들었나? 그것은 틀린 예감이었다. 한 손님을 만나러 간 다방 앞에는 한국말을 어눌하게 말하는 한 다방 레지가 서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택시 두 대만 콜로 잡아달라고 했다. 나는 여기서 택시를 잡아본 일이 없다. 그리고 나는 이런 일로 나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근처 콜을 이용해본 적이 없기에 콜을 부를 줄 모른다고 말했다.
    어찌된 일인지 나의 손님의 휴대폰을 그녀가 가지고 있었고 나의 손님은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1분만 더 기다리자.' 그런 뒤 이제는 가야한다고 말했다. 겨우 손님이 동석한 손님들과 해어지자 비는 우수수 떨어졌다.
    이번 손님은 만취한 손님이다. 그의 발음이 명확하진 않았지만 다행히도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첫번째 과제가 주어졌다. 그의 차량이 주차된 곳이 어딘지 그가 잘 기억늘 못하는 탓이다. 풍천? 이러면서 나에게 자신의 차량이 있는 곳을 묻는다.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차량이 어디있는지 기억 나지 않으시나요? 라고 물으며 그가 자신의 차량의 위치를 기억해내기를 바랐다.
    그는 취중에도 좋은 판단력을 가진듯 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나보다 더 이곳 지리를 아는 행인에게 물어 자신의 차량이 어디있는지 알아냈다. 알았다. 풍천? 풍천장어였다. 장대빗속에 그의 차량에 도달했다. 자신의 차량이 보이자 손님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나는 차내에서 간접흡연을 하기 싫단 생각을 했다. 정말 다행히도 그가 차에 타자마자 소변이 마렵다고하여 밖으로 나간 사이 흡연을 끝낸 모양이다. 이제 이동하자. 성복역 근처 아파트다. 무사히 차량 운행을 끝마치고 3,000원의 팁을 받았다.
    첫번째 차량은 검은색 제네시스였다. 제네시스는 항상 무난하다. 운행 종료.

    비가 많이 오는지라 멀리 있는 콜을 받기는 어렵다. 두번째 콜은 1.5km 내에 있는 콜이었다. 삼O포라는 가게였다. 내가 운행할 차량은 이번에도 검은색 제네시스였다. 이번엔 손님들이 거물이었다. 한 사람은 코스닥에 상장된 한 회사의 사장인 듯했다. 한 사람은 법조계에 종사중인 고위공무원으로 보인다. 뭔가 이런 거물을 만난 게 처음이라 신기한 기분이었다. 그러면서도 나도 저 정도의 위치에 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싶다가 아니라 되겠다로 언어를 바꿔 말한다. 나는 한 회사의 회장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지위가 나를 완성시키진 않겠지만.

    세번째 콜은 한티역 근처였다. 손님은 성복동에 위치한 보금자리로 향하는 가족이었다. 내게 알려진 접선 장소는 멕시칸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은 파하였는데 그들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손님이었다. 그들은 내가 도착하자 레스토랑 주인과 아는 사이인지 작별인사를 고하였다. 차량은 흰색 CLA 벤츠였다. 운전석이 정말 좁게 느껴졌다. 차량은 벤츠답게 잘 나갔다. 내가 타 본 벤츠는 전부 드라이빙에 관련해서는 우수했다. 여러 벤츠를 몰아보니 벤츠가 잘 나가는 이유가 분명했다. 게다가 차량이 부여하는 사회적 품격, 고급의 이미지가 너무나 확고해서 벤츠가 이래서 벤츠구나 싶다. 나도 나중에 사고 싶은 차량에 벤츠가 추가되었다. 드디어 운행 종료. 진짜 엄청난 우천이었다. 앞길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충분히 감속하여 운전하였다.

    자, 이제 집에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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